"어머나! 여기까지 어떻게 올라왔니?"
20층 아파트 창문 밖, 매미 한 마리가 방충망에 붙어 신나게 울고 있습니다.
우렁찬 매미의 울음소리에 오늘 아침은
어느때보다도 이른 강제 기상을 하고 말았습니다.
며칠전 본 신문 기사,
최근 한 달 동안 연이은 폭우로 역대 가장 많은 비가 내리면서
'매미의 실종'이 현실화 됐다는 겁니다.
매미는 일시적으로 상승하는 높은 기온일 때 성장하기 때문에
장마가 끝나고 폭염이 심해질수록 매미의 개체 수가 증가하는
가장 좋은 환경이 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올 여름에는 기나긴 폭우로 땅 밑에 사는 매미의 약충이 생존하기 어렵고,
성충의 개수가 줄어들어 예년만큼 매미를 볼 순 없다고 하네요.
1년 중 가장 더운 날인 삼복, 오늘은 절기상 중복입니다.
여름 내 삼복을 기다리며···
아니, 체력보충용 삼계탕 먹기만을 고대하며···
오늘을 기다린 날이지만,
1년 중 가장 덥다는 중복날에 귀하게 본 매미 한 마리.
무더위에 서라운드로 몰아부치는 울음 소리때문에
여름철 불청객이라는 불명예를 가진 매미지만,
오늘의 만남이 '자연의 이치' 속 '세상의 이치'를 되새겨 본
특별한 중복날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삼복더위를 지나 돌아오는 주말에 또 다시 많은 비 예보가 있네요.
자연의 순리가 재해의 순환으로 반복되지 않길 바라며···
올해는 어느때보다 '맴~맴~' 우렁차게 울어대는
매미의 정겨움이 그리워질 여름이 될 것 같습니다.
천선영 기자
gimpomaeil@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