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정문 앞 市 비난 내용 현수막... ‘갇혀버린 일상’ 불편·억울함 호소

김포시청 정문 앞 부근에 내걸린 현수막들. (사진=천용남 기자)
김포시청 정문 앞 부근에 내걸린 현수막들. (사진=천용남 기자)

지적도상 도로와 접한 부지에 허가를 받아 건축한 원룸주택 진입로가 완충녹지로 지정되면서 기존도로를 사용하지 못하고 갖혀버린 채 수년간 불편을 겪어온 원룸주택 주민들이 시장 면담을 요청하며 ‘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6일 김포시와 양촌읍 학운리 원룸주택 거주민들에 따르면 원룸 주민들은 최근 시를 비난하는 내용이 담긴 대형 현수막을 시청 정문 앞 부근에 내걸고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현수막에는 ‘썩은 김포 공직자 도려냅시다’, ‘민원처리 가능한 것을 안되게 하는 것이 시청 공무원이 할일’ 등 다소 원색적인 비난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주민들은 또 ‘국민권익위원회 청렴도 조사결과 경기도 31개 시·군 중 김포시가 꼴찌’라는 제목의 전단지 4천여 장을 제작해 시민들에게 배포하며 담당 공무원의 무사안일을 꼬집었다.

배포된 전단지에는 ‘김포시 직권남용하는 부패청산 대상 공무원 집단, 김포시청 공무원 정의는 사망 돈 주면 O 돈 안주면 X 의혹, 시민을 괴롭히는 공무원 특권층 적폐대상’ 등 자극적인 문구가 적시돼 있다.

이들이 시위를 벌이게 된 발단은 2009년 7월 김포시와 경기도시공사가 공동으로 양촌읍 학운리 일원 168만948㎡이르는 부지에 산업단지를 조성하면서부터다. 이 지역과 구분하기 위해 지정해 놓은 완충녹지를 산단 준공 이후 이주자 택지 입주민들이 차량 소음을 문제 삼자 시가 기존도로에 펜스를 설치하고 폐쇄 조치했다.

기존 도로가 갑작스럽게 폐쇄되면서 졸지에 ‘갇힌 꼴’이 된 24세대 원룸 주민들은 큰 불편을 호소하며 시에 민원을 제기하기에 이르렀다.

현황 파악을 위해 지난 8월 현장을 찾은 담당 관계자는 ‘현실을 무시하고 완충녹지를 지정한 것 같다’는 견해와 ‘지적도상 도로를 폐쇄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고, 산업단지와 주거가 결합된 이곳에 공원부지 일부를 대체도로로 활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기존 마을과 원룸주택에 거주하는 주민들이 더 이상 불편을 겪지 않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이후 담당자가 바뀌면서 해결기미가 보이지 않자 민원인들은 시장 면담을 요청했고 번번이 거절당하자 시장과 국·과장등을 비난하는 현수막과 전단지로 자신들의 ‘황당한 현실’을 호소하고 있다.

원룸주택 거주민 A씨(61)는 “민원과 관련해 수차례 시장 면담을 요청했으나 매번 비서실로부터 거절당하는 수모를 겪어 어쩔 수 없이 억울함을 풀어야 하겠기에 이 같은 시위를 하게됐다”며 “시민을 노예로 취급하는 공무원들을 상대로 전쟁을 선포한다”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최근 일부 민원인이 다수 민원을 부추기며 특정 공무원을 상대로 도를 넘는 원색적인 비난을 하고 있다”며 “시 차원에 이를 법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시위법상 문구에 대해 법적인 제재가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현재로서는 지켜볼 뿐”이라고 밝혔다.

* 본 기사는 경기신문 천용남 기자와의 업무제휴로 김포매일뉴스에 보도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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