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사의 회원 모집과정에서 불법을 유도해 이를 녹취, 금융감독원에 신고하겠다고 협박해 금전을 요구하는 카파라치들이 기승을 부려 문제가 되고 있다.

카파라치들은 행사장 등에서 회원을 모집중인 카드모집인들에게 접근해 여러 신용카드를 신청한 뒤 연회비 대납 등을 유도, 녹취하고 공갈 협박을 하는 수법으로 수천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18일 여신금용협회에 따르면 카드사 모집인들의 길거리 모집이나 연회비 10%를 초과하는 경품 제공 모집을 신고할 경우 1회 50만원에서 최대 200만원에 이르는 포상금을 지급하고 있으며 이같은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특별감사에 들어가 있는 상태다.

또 연간 받을 수 있는 포상금은 최고 500만원으로 확대됐다.

포상금 인상은 그동안 포상금이 낮아 신고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으로 인한 조치다. 하지만 금감원의 이같은 조치는 또다른 불법을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카파라치들은 카드를 발급받으려는 고객으로 위장해 카드모집인에게 접근하기 때문에, 카드모집인들이 쉽게 고객인지 카파이라치인지를 구분하기 힘든 상황이다. 한편 카파라치들은 은밀하게 녹음한 대화 내용을 카드모집인들에게 들려주고 돈을 내놓지 않으면 금감원에 신고하겠다며 협박을 일삼고 있다.

실제 카파라치의 신고가 들어오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와 최대 2년 동안 영업 정지 처분이 내려지기 때문에 불법 속에 또다른 불법을 자행하는 것이다.

사정이 이러다보니 이미 카드모집인들 사이에 ‘가짜 고객’ 주의보까지 내려지고 있지만 당장 생계를 유지해야 한다는 ‘헛점’을 노린 카파라치들의 수법에 돈을 뜯기는 사례는 갈수록 늘어가 이에 대한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다섯식구의 생계를 카드모집 수입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주부 윤 모(56·여)씨는 “지난달 일산 고양시 꽃박람회 등에서 고객을 가장한 부부 카파라치에 걸려 1천만원을 내놓지 않을 경우 금감원에 신고하겠다고 협박을 해 결국 불법이라 어찌 할 수 없어 500만원에 협상했다”고 울분을 토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설계사는 “카파라치들은 금감원의 포상금 보다 협상과 협박으로 한꺼번에 많은 돈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대부분 이들의 덫에 걸리며 돈을 주고 해결한다”고 귀띰했다.

카드여신협회 관계자는 “공갈 협박등으로 모집인들의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는 사실은 소문을 들어 알고 있지만 매우 안타까운 일"이라며 “하지만 길거리 모집이나 연회비를 초과해 경품을 제공 하는 것은 엄염한 불법이기 때문에 악성 카파라치에 당하지 않으려면 스스로 모집인들의 불법을 하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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