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일보 양형찬 부장

김포시가 극심한 단수사고를 낸지 23일만인 지난 11일 A4용지 한장반 분량의 보도자료를 통해 사과 한마디 없이 사고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짧게 발표했다.

오만인가, 생각이 없는 건가? 아니면 후속절차를 준비중인가? 시민들이 정확한 사고원인 규명과 재발방지는 물론, 책임자 처벌과 심지어 손해배상과 피해보상까지 요구하고 있는 실태를 알고는 있는 건가. 걷잡을 수 없는 시민반발로 이어지지 않을까 심히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시는 보도자료에서 “상수도분야 전문가로 구성된 합동조사반을 구성, 지난 10월27일부터 11월3일까지 6일간 정밀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수지 유입밸브의 자기유지접점 오동작으로 여과수가 정수지로 전량 유입되지 못하고 점검구로 역류함으로써 지하 공동구를 통해 송수펌프실로 유입됐다”고 밝혔다.

시는 “열림 동작신호와 동시에 자기유지가 50~60sec 동안 지속돼 밸브가 100% 열려야 하나 이의 오작동으로 누르고 있는 시간만 밸브가 작동하고 중간에 멈춰버리는 바람에 역류와 함께 지하 송수펌프실이 침수돼 송수펌프가 작동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또, “올해 당장 송수펌프실 침수대비 경보시스템 4대와 정수장내 주요 전동밸브 보호커버를 설치하고 내년 예산 사업비를 확보해 중앙통제실용 모니터링 CCTV 9대와 대용량 비상 배수펌프 4대, 예비용 송수펌프 3대를 설치하겠다”는 재발방지 대책도 내놨다.

하지만 어느 곳에서도 시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입힌 당사자로서 사과나 입장, 유감표명 한마디 없다.

지난 달 19일 고촌정수장 제2정수장에서 침수사고가 발생, 송수펌프 9대가 물에 잠기면서 발생한 시의 단수사고는 통진ㆍ양촌읍, 대곶ㆍ월곶ㆍ하성면 등 5개 읍·면과 구래동, 마산동, 운양동 등 5만5천여세대 12만9천여명이 이틀동안 수돗물 공급을 받지 못했다.

예고없는 갑작스런 단수로 시민들은 식수공급은 물론, 설겆이, 화장실 사용 등 심한 불편을 겪었으며 상가의 식당들은 제대로 영업을 하지 못해 적지 않은 손실을 봤다.

이뿐이었나. 단수지역의 21개 학교가 빵과 우유로 점심을 떼우는 등 급식에 막대한 차질을 빚었으며 고등학교에서는 단축수업과 휴업을 하는 등 정상수업에도 차질을 초래했다.

이후 시의 사고원인 발표 등 후속조치가 늦어지면서 시민단체들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피해보상, 재발방지를 요구하는 성명과 감사요구가 이어졌고 페이스북 등 SNS상에서는 시를 비난하는 목소리들이 빗발쳤다.

사정이 이런대도 시는 언론에 대한 사고원인 보도자료가 전부다. 시장이 나서 시민들은 향한 사과와 책임자 문책, 재발방지 약속이 절실한 시점이다.

시민단체의 한 관계자는 “단수사고가 발생한 지 20여일이 넘도록 사과는 둘째치고라도 해명 한마디 없다”며 “시민을 경시하지 않고서는 이럴순 없다”고 분노했다.

이같은 상황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유승환 시 상하수도사업소장은 “김포시 수도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공직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갖는다”며 “시민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며 다시는 이같은 단수사고가 발생치 않도록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본기사는 경기일보 양형찬 부장과 업무 협약에 따른 보도입니다.

저작권자 © 김포매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