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경시, 소통 부재 vs 스스로 침 뱉는 격"

시의원들이 빠져 나간 텅빈 본회의장.
시의원들이 빠져 나간 텅빈 본회의장.

김포시의회(의장 김인수) 제223회 임시회 1차 본회의가 14일 여야 충돌로 파행되면서 의사일정이 미뤄지고 있다.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연장 구축 방안 등이 담겨 있는 ‘김포시 광역철도 타당성조사 및 전략계획 수립연구 용역’ 중간보고를 집행부에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반발하면서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이날 본회의는 오전 10에 열릴 예정이었다. 민주당 의원들이 오전 회의에 불참하면서 본회의는 이례적으로 오후에 개회됐으나 여야 간 정쟁으로 부의안건 의결 없이 결국 산회했다.

지난 6일 열린 시의회 3월 월례회에서 김인수 의장은 집행부에 ‘김포시 광역철도 타당성조사 및 전략계획 수립연구 용역’ 중간보고서를 시의회에 공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배강민 의회운영위원장은 국회 국토위와 기재위 소속인 갑을지역 두 국회의원에도 보고일정을 잡을 것을 당부하고 “보고가 없을 경우 다음 회기는 없다”고 강경 발언을 했다고 한다. 보이콧을 예고한 셈이다. 

김포시는 지난해 12월 해당 용역의 중간보고회를 가졌다. 이 중간보고서에는 김포시민의 최대 관심사인 서울지하철 5호선 김포연장 구축 방안 등이 담겨져 있다.

하지만 주무부서인 철도과에서는 이 같은 시의회의 요청에도 임시회 당일까지 보고도 없었으며 그에 따른 설명이나 양해도 없었다는 것.

 

오후 2시 30분 본회의는 개회됐다.

먼저 김인수 의장은 개회사를 통해 “김포시의회는 연간 회기 운영 계획에 따라 그 운영 시기가 예정돼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님과 일부 부서장들이 의회 본회의 및 위원회 개의 시 불참하는 사례가 자주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를 경시하는 행태로 향후 이러한 사태가 재발되지 않도록 엄중 경고한다.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참석해 의회와 적극적으로 소통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병수 시장의 본회의 잦은 불참을 꼬집은 것이다. 이날도 김 시장은 접경지역협의회 출장으로 본회의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 의장은 지하철 5호선 김포 연장 등 우리시 주요 현안의 추진 상황에 대해서도 "소통이 원활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중요한 사안에 대하여는 집행기관 각 부서에서 의회와 상시 소통하고 협력할 수 있도록 시장님께서 각별한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했다.

이어 의회운영위원회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아 본회의가 지연된 것에 대해 배강민 위원장이 경위 설명을 했다.

배 위원장은 “먼저 시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작년 12월에 있었던 ‘김포시 광역철도 타당성 조사 및 전략계획 수립 연구용역’의 중간보고 내용에 대해 이번 임시회 개회 전에 시의회와 도시환경위원회에 그 내용을 설명해 달라는 요구를 했으나 집행기관에서는 보고는 물론 보고를 못하는지조차 일언반구도 없었다. 이런 행태는 시민의 대의기관이며 시정의 동반자인 의회를 무시하는 것으로 지방자치제도를 전면 부정하는 행태”라며 강한 유감을 표하고 의회와 소통 및 협력 강화를 위해 노력해달라고 말했다.

그러자 김종혁 의원이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했다.

김 의원은 “참 황당하고 창피하다”면서 “우리는 의원이다. 의회의 업무가 본회와 임시회, 상임위 등 여러 절차가 있다. 집행부가 잘못했으면 집행부의 일에 보이콧을 하는 게 맞다. 본회의는 의회 고유 권한인데 이렇게 파행을 시키는 것은 스스로 침을 뱉는 것이다. 집행부 소통엔 여러 창구가 있다. 5분 자유발언도 있고 상임위에서도 충분히 질의하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의회 고유 업무인 본회의를 보이콧 하고 상임위를 보이콧 합니까. 의회를 누가 경시합니까? 의원이 지금 경시하고 있지 않습니까. 저희가 시민들을 위한 의회입니까 시민들한테 예고된 본회의를 뭐라고 설명할 겁니까. 우리끼리 잘못해서 본회의가 파행됐는데, 참담하기 그지없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할 시 담당 의원님은 스스로 거취 표명을 하시기를 부탁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의는 시작한지 15분여 만에 배강민 위원장의 요청으로 다시 정회됐다.

 

이후 오후 4시에 속개된 회의에서 배강민 위원장은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했다.

배 위원장은 “참 황당하고 창피하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본회의는 파행이 아니고 지연이라면서 그 원인을 집행기관의 의회에 대한 소통 부재, 의회 요구 사항에 대한 협조 소홀, 시민 대의기관인 의회를 경시하는 집행기관의 행태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배 위원장은 “3월 6일 월례회의에 이어 이번 본회의에서도 의장님 역시 ‘시민의 대의기관인 의회를 경시하는 행태로 시의원 모두는 이를 묵과할 수 없는 엄중한 문제로 인식하고 있다’라고 개회사를 했다”며 “100% 시비로 진행된 용역에 대해 보고를 지속적으로 요청했으나, 8일간 답변을 하지 않았고 오늘 철도과장은 연차를 냈고 국장은 승인을 한 사안으로 어떤 것이 시의회 경시이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김종혁 의원에게 공식적인 사과를 요구했다.

이후 김인수 의장이 회의를 진행하려하자 오강현 부의장이 나서 “본회의를 진행할 의미가 없다”면서 김종혁 의원의 입장 표명을 재차 요구했다.

김종혁 의원은 “개탄할 일”이라며 “파행하고 지연하고는 뭐가 다른가. 의회 절차를 누가 무시했고 누가 지금 중단시켰나? 우리 의원들끼리 한 거다. 집행부의 소통부재에 대해 얼마든지 다른 창구가 있다. 거취 문제는 상임위의 위원장 자리는 굉장히 막중한 자리이고 시민이 주신 자리이다. 그런데 우리 의회 고유의 권한과 의무 절차에 대해서 준비된 회의를 어떻게 보이콧한다고 말하고 지연이니 파행이니 이런 말을 하시는지 너무 답답해서 안타까워서 누구를 지칭하지 않고 말씀을 드린거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야 간 의견은 좁혀지지 않았고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김종혁 의원의 사과를 계속해서 요구했다. 회의는 장군멍군 상황으로 번졌다.

결국 김인수 의장은 3월 15일 10시까지 정회를 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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