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축제에서 부스가 설치된 약국에서 학생들이 시를 처방해주고 있다. (사진=하늘빛초등학교)
도서관 축제에서 부스가 설치된 약국에서 학생들이 시를 처방해주고 있다. (사진=하늘빛초등학교)

“약국에서 시를 조재해 드림니다”

김포교육지원청 하늘 빛 중학교가 28일 마산도서관 일원에서 개최된 제3회 도서관 책 축제 ‘북적북적’ 행사 ‘시(詩)시(時)한 약국’이라는 체험 부스가 열렸다.

시시한 약국은 참여자의 감정 상태에 따라 약대신 시를 처방해주면 그 시를 읽고 필사하는 하늘빛 중 도서부 학생들과 사서교사가 기획한 활동 부스로 눈길을 끌었다.

더구나 이는 지난해 또래 학생들의 다양한 고민을 마음 증상별로 범주화하여 책을 처방해주는 ‘읽는 약국’을 운영해 인기를 끌은 바 있다.

도서부원들은 이상한 나라의 시간 증후군, 성적 롤러코스터, 아임낫fㅏ인(아임낫파인) 등의 다양한 증상을 만들고 해당 증상에 따른 추천 도서를 선정하는 활동을 운영해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았다.

이에 읽는 약국’ 2탄으로 시를 처방해주는 ‘시시한 약국’을 기획하게 된 학교측 도서부원들은 감정 상태에 따라 시를 큐레이팅한 후, 수업 시간에 직접 고른 시를 필사해 시 액자를 만드는 활동을 갖고 9월 도서관 행사로 ‘시시한 약국’을 열게 된 것이다.

주목되고 있는 것은 시를 통해 마음을 치유하는 시간을 갖길 바라는 마음에서 운영한 ‘시시한 약국’이 학교 안에서의 교육활동이 마을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이목을 끌고 있다.

애초 이는 학교안에서의 독서 체험 활동을 지역 도서관 책 축제라는 마을 무대로 확장하게 된 데에는 ‘시를 통한 마음 치유를 마을 사람들과 함께 경험하고 싶다’는 학생들의 의견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시시한 약국을 김포시 도서관 책 축제에서 열기까지는 몇 가지 어려움이 있었다.

행사 참가 대상이 다양한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어린이 참가자들이 많아질 것이기에 동시(童詩)의 큐레이팅이 필요했다.

실제로 ‘시시한 약국’은 유아~초등학교 저학년 학생들의 참여율이 가장 높았다. 둘째, 저작권 문제였다. 저작권법 25조에서는 교육기관 등에서 교육할 때 저작물을 일부 이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정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저작권위원회에 따르면, 지역 사회 축제는 비록 공공의 목적이라 하더라도 학교에서의 교육활동이 아니기 때문에 저작권자에게 저작물 이용에 따른 허락을 구해야 했다.

따라서 사서교사가 직접 출판사를 통해 저작권자(시인)에게 시 한 편, 한 편에 대한 저작물 이용 허락을 구해 시시한 약국을 무사히 열 수 있게 됐다.

이날 ‘시시한 약국’ 행사는 김포 주민 225명이 참여하여 매우 성황리에 마쳤다.

한편, 하늘빛중학교는 오는 30일에 경기도김포교육지원청에서 주관하는 ‘사람책’ 강연 프로그램을 통해 김혜정 작가(소설‘오백 년째 열다섯’)와 함께하는 동아리 활동(도서부 30명, 현대소설읽기반 28명)을 진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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