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1970년대 김포 농촌 풍경
1960~1970년대 김포 농촌 풍경

“앞내에 물이 주니 천렵을 하여보세. 해 길고 잔풍하니 오늘 놀이 잘 되겠다.”

조선 헌종 때 정학유(丁學游)가 지은 농가월령가 4월령에 있는 천렵(川獵)을 소개한 것으로 알려진 천렵 놀이는 주로 남자들이 냇물이나 강가에 그물을 치고 고기를 잡으며 솥을 걸어 놓고 매운탕을 끓여 먹으며 하루를 즐기는데 때로 농악이 따르기도 했다고 한다.

원래 천렵은 고대 수렵사회(水獵社會)와 어렵사회(魚獵社會)의 습속이 후대에 여가를 즐기는 풍속으로 변모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오늘날도 천렵은 더위를 피하거나 여가를 즐기는 방법의 놀이가 되고 있으나 과거보다 그 양상이 많이 달라지고 있다.

냇가에서 붕어, 피라미, 미꾸라지 등 천렵을 해 냄비에 물고기와 국수를 넣고 남의 밭에 들어가 푸성귀를 뜯어 탈탈 털어 넣었다는 의 ‘털래기’가 김포에서 유래되고 있다.

하지만 김포 토박이 어르신들은 명칭과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들려주는 얘기는 털래기 매운탕은 분명 옛 향토·음식이라 했다.

배가 고팠던 보릿고개 시절에 먹거리가 풍족하지 못했던 1950~1960년대에 먼저 손쉽게 먹을 수 있었던 것은 삼삼오오 모여 냇가에서 물고기를 잡아 허기를 채우는 것이다.

주운 돌 위에 냄비를 올려놓고 갓 잡은 물고기를 넣고 고추장과 풋고추, 깻잎, 미나리, 호박, 감자 등을 손을 뚝뚝 잘라 넣고 보글보글 끓일 때 국수를 넣어 여럿이 마주 앉아 먹었던 것이 김포만의 털래기 매운탕이다.

그래서 지금도 김포 토박이 어르신들은 털래기 매운탕을 먹어본 사람만 아는 특별한 옛 음식으로 꼽는다고 설명한다.

그렇게 배고팠던 시절 냇가에서 잡은 물고기에 양을 불리기 위해 각종 채소를 넣고 해 먹던 천렵 요리는 요즘 웰빙 음식으로 손색이 없을 정도로 인기 메뉴로 통한다.

털래기 매운탕은 1950~1960년대 김포 토박이로 자란 사람은 한 번쯤 천렵을 해 본 세대들인지라 아직 옛 방식을 살려 문을 연 식당은 몇 안 되지만 조리법은 거의 비슷해 추억의 옛 음식으로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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